매출 기준은 왜 늘 애매하게 느껴질까
정책자금의 문턱은 숫자이지만, 숫자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정책자금을 준비하는 대표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는 이것이다.
“우리 매출이면 가능한가요.”
기준은 분명히 적혀 있다.
연매출 얼마 이하, 또는 얼마 이상.
문장은 단순하지만, 현장에서는 늘 혼란이 생긴다.
문제는 매출이 하나의 숫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어느 연도를 기준으로 하는지, 부가세 포함인지 제외인지, 신고 매출 기준인지 내부 관리 매출 기준인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같은 회사라도 계산 방식에 따라 조건 충족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더 복잡한 건 시점이다.
전년도 매출을 보는지, 최근 12개월을 보는지, 반기 기준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매출이 급감한 기업은 과거 수치 때문에 탈락하고, 반대로 급성장 기업은 기준 초과로 제외되기도 한다.
정책은 공정성을 위해 수치 기준을 둔다.
하지만 시장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매출은 계절에 따라 움직이고, 업종에 따라 변동폭이 다르며, 경기 상황에 따라 급등락한다.
결국 매출 기준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정책이 시장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이 해석 방식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때, 기업은 억울함을 느낀다.
분명 어려운 상황인데 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배제되고, 반대로 일시적 매출 감소로 지원 대상이 되기도 한다.
매출 기준이 애매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숫자가 틀려서가 아니다.
현장의 속도와 정책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책은 연 단위로 움직이지만,
기업의 매출은 월 단위로 흔들린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기준이 맞느냐”가 아니라
“기준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매출은 단순히 신청 자격을 가르는 선이 아니다.
정책자금 접근 전략을 세우는 출발점이다.
숫자를 탓하기 전에
그 숫자가 어떤 방식으로 계산되는지부터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