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 체납 유예, 가장 약자를 외면한 제도의 모순 - 미디어 바로
유예보다 분할 납부·감면이 필요한 이유

국세 체납으로 시름하는 소상공인에게 잔인한 계절이 돌아왔다.
부가세 신고·납부 기한이 돌아올 때마다 소상공인들의 한숨은 깊어진다. 국세청은 올해 매출이 급감한 124만 명 소상공인에게 납부기한을 2개월 연장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숫자만 보면 대규모 지원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제도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바로 기존 체납자가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체납이 없는 사업자에게만 유예를 주는 구조는 ‘성실 납세자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 즉 이미 체납에 빠진 이들이 제도에서 배제된다. 결국 정책은 약자를 외면하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사업자만 구제하는 모순을 드러낸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국세 체납액은 20조 9,4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부가세 신고 인원은 816만 명에서 941만 명으로 늘었지만, 세수는 줄고 체납액은 커졌다. 납세자 수는 늘었는데 체납 규모는 더 커진 것이다.
기존 체납자 배제
납부 유예는 기존 국세 체납이 없는 사업자에게만 적용된다. 이미 체납 상태인 사업자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결국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 즉 체납자 본인들은 제도에서 배제되는 구조다.
유예의 무의미성
기존 체납자에게는 유예가 ‘새로운 세금 납부를 뒤로 미루는 것’일 뿐, 기존 체납액을 줄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체납액 + 연장된 납부액이 합쳐져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가산금 폭탄
국세청은 체납액에 대해 매월 1.2%의 가산금을 부과한다. 유예 기간 동안에도 이자는 불어나며, 결국 약자에게 더 큰 빚을 지우는 구조다.
보여주기식 정책
정부는 ‘124만 명 유예’라는 숫자를 강조하지만, 이는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 체납자에게 실질적 구제책이 되지 못하는 정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체납자가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유예 제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정부는 성실 납세자 중심 정책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가장 취약한 계층이 배제된다. 체납자에게는 오히려 분할 납부 확대, 가산금 감면, 긴급 운영자금 지원 같은 맞춤형 제도가 필요하다.
단순 유예가 아니라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일부 지자체는 이미 ‘세금 체납 분할 납부 지원’을 시행해 12개월 이상 나눠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제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단순히 시간을 벌어주는 유예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체납을 줄일 수 있는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
부가세 납부 유예는 단기적 처방일 뿐, 체납자에게는 구조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가산금 폭탄과 누적 체납액은 결국 소상공인에게 더 큰 짐을 지우고 있으며, 정부의 정책은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진정한 해법은 분할 납부, 가산금 감면, 지자체 맞춤형 지원 같은 실질적 제도 개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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